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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비엔나 1년 생활기 - 1편 일상생활
    평범할랑말랑한일상/비엔나 생활 2017. 8. 19. 05:58

    오스트리아-빈 1년 생활기


    불안함과 설램을 함께 가지고 한국을 떠나온지 이제 다음달이면 1년이 된다.

    한국을 떠날 때 막 돌이 지났던 아들은 이제 두돌이 되었고, 9월부터는 어린이집을 풀타임으로 다닐 예정이다.


    1년 간의 연구실 생활로.. 처음 들어와 쭈뼛쭈뼛대던게 엊그제 같은데,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즐거움속에, 논문도 당초 큰 목표였다고 생각했던 1년안에 뭐가 되었든 '논문 2편 정도는써내기' 라는 목표를 달성 하였다. 내 연구의 색깔이 다른 동료들에게도 확실히 각인 되어서.. '이런 연구면 Kiru의 관심사겠네' 라고 하며 관련 논문을 우연히 읽거나 하면 추천 해주는 수준까지 도달 하였으니.. 1년 동안의 연구적인 나의 업적은 꽤 성공적이였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조만간 마무리를 지어야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리눅스 환경에서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윈도우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 교수님이 나에게 해준 말씀이다. "난 너의 다음 연구 스텝들이 너무 기대되, 그러니까 여기 시간 많이 들것 같으면 사람을 쓰자, 너의 귀한 시간을 여기에 너무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 .. 워 이정도 이야기 들었으면 나름 내 연구를 잘 해온것 아닐까 ㅎㅎ ..


    6여년전 석사과정 중일 때만해도 논문쓰는게 참 귀찮고.. 특히 Related works 쓰는게 정말 짜증나는 일이었는데, 오랜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것보다 훨씬 귀찮은 경쟁 업체 분석을 많이 해왔던 터인지.. 별로 어렵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 썼던 포스트처럼 논문과 보고서는 정말 포맷의 차이일뿐 그 목적과 구조가 상당히 유사한 것들이라, 진짜 중요한 (높은 형님께 보고되는?) 보고서를 쓸 때의 스트레스와 디테일함, 짜임새들에 비하면 논문은 그 보단 좀 덜하고.. 내가 좋아하는 말도 많이 쓸 수 있어서..(물론 간결해야 되지만!) 엔지니어에 설명충 마인드가 충만한 나에겐 훨씬 편한 느낌이다.


    아무튼 근황은 이정도로 하고 1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느낌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렇게 기록을 해본다.


    하나의 글이 너무 길면.. 읽기 지루하니 이렇게 3편으로 나누어 차곡차고 올려보도록 하겠다.


    1편 - 일상 생활

    2편 - 연구실 생활

    3편 - 자녀 양육 생활



    이글은 앞부분 에피소드 + 1편에 해당하는 일상생활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 평일

    1년 동안 정말 늦게 들어갔던 날은 논문 데드라인을 앞둔 며칠 (2~3일씩) 빼고는 거의 매일 9시~9시반 출근, 6시 퇴근을 최대한 지키며 생활 했다. 그덕에 퇴근 후에는 우리 가족이 다같이 저녁을 먹고, 아들과 가벼운 운동이나 놀이들을 3시간 가량 할 수있었고, 목욕과 취침까지도 내 몫이 되었다. 아들이 한 다섯살 될 때 까지는 계속 이렇게 퇴근 후에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곳에 왔는데, 지난 1년은 충분히 지켜졌고, 앞으로 2~3년도 지켜질 것이 매우 확실하기 때문에, 이곳에 온 큰 목표중 하나는 이뤄가고 있는 샘이다. 한국에서 기숙사에 살면서 했던 대학원 생활을 보면.. 10시기상… 밍기적.. 11시~12시 점심.. 1~2시 멍.. 2~4시 프로젝트 관련 일/미팅, 6시 저녁,  7시부터 연구~12시 퇴근? 뭐 이런 일상이었던것 같은데.. 나름 재미도 있었지만.. 연구실에 너무 오래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오히려 하루 8시간정도만 딱 힘주고 연구하고 대신 딴짓 거의안하고 6시에 쿨하게 다 잊고(때로는 생각할 거리를 머리에 담고) 집에가는 일상이 마라톤과도 같은 박사과정 생활에 훨씬 생산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게 다.. 아무리 늦게 자고.. 술먹고 놀다 자고 해도.. 닥치고 8시까지 출근해야 했던 6년남짓한 회사생활 덕에… 출근 시간에 대한 아무런 압력이 없는 이런 환경에서 나름의 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아들 어린이집 등원도 해야 하고 해서.. 앞으로도 지켜질 예정이다.


    • 주말

    일요일엔 교회를 다녀오면 시간이 흐르는 관계로 주로 토요일에 놀러갈 계획을 많이 세운다. 비엔나 내에서 놀러 갈 곳을 골라 가기도 하고, 1년권을 구매한 동물원, 궁전들, 각종 다른 컨셉의 공원들등.., 최근에는 외곽으로 기차를 타고 놀러가기도 해보고 했다. 아들이 커갈 수록 놀러갈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고.. 자전거 트레일러도 구매한 관계로 주말 레저 활동의 범위는 점차 넓혀갈 생각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내년엔 카약도 하나 장만해서… 도나우강줄기를 따라 여행해보는것도 하나의 옵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비엔나는 한 나라의 수도이자 도시인 반면 자연 환경의 보존이 여기저기 잘 되있고.. 그런 보전이 잘 된 공원들이 그대로 남아서 산책하거나 돗자리 하나 깔고 놀기에 매우 좋다. 그리고 깨알같이 다른 컨셉들로 구성 된 다양한 놀이터들이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 음식

    밥은 부지런한 와이프님의 노력으로 거의 집에서 해먹는다. 내 점심도 50%는 와이프가 준비해준 도시락을 먹고 50%는 사먹고한다. 물론 대부분 한식위주의 메뉴 ㅎㅎ 한국인은 한식을 먹어야 일상생활에서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외식을 가끔하기는 하나 엄청 만족할 만큼 맛있는데가 없어 즐겨서 하지는 않는다. 집에서 충분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그나마 고기 요리들은 외식으로 먹을만한 편인데.... 이마저도 집에서 숯불 바베큐를 일주일에 최소 한번에서 두번정도 해먹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스테이크나 삼겹살등을 먹을 수 있어서 외식이 막~ 하고싶어지지는 않는다. (정말 밥하기 싫은날 빼곤) . 무엇보다 바다가 없는 이 나라에서 싱싱한 해산물은 구경도 힘든 관계로.. 해산물에 대한 갈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한다..난 그닥 해산물 매니아가 아님에도.. 적어도 1년엔 한번은 바다근처로 가서 해산물을 무한정 먹어야.. 이 갈증은 풀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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