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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생활, TU Wien 박사과정 2개월 차 이야기
    평범할랑말랑한일상/비엔나 생활 2016. 11. 25. 18:24
    PhDLifeinAustria_11_2016

    오스트리아 생활, TU Wien 박사과정 2개월 차 이야기

    이제 이곳 비엔나에 온지도 두달에 접어 들었다.
    9월말에 애기띠에는 찬슬이를 안고, 공항 카트에 이민가방 2개, 캐리어 2개, 찬슬이 카시트에… 무지무거운 배낭을 들쳐메고 비엔나 땅을 처음 밟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6월 중순쯤 지금의 교수님과 면접을 하고는 7월 중순에 컨펌을 받고는 2개월동안…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잡동사니들을 마치 바자회 하듯이 중고나라에 팔고, 비자준비하고, 회사에다가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고,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하다보니 그 2개월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나갔다… 찬슬이 돌잔치도 있었고… 와이프는 간단하지만 수술도 받았고… 비자신청 과정에서 정보가 부족해서 대사관을 총 4번이나 왔다갔다 하고, 비엔나에 살집 알아보고 계약하고, 어떻게 생활할지 알아보느라 잠을 줄여가며… 준비 했던거 같다. 돌아다니면서 지르기만 하면 되는 결혼 준비보다 빡셨던 거 같기도 하고… (사진찍고 팔고…). 그나마 다행(?) 이었던건… 회사가 파업을 해서… 쉬는날(땡땡이날)이 좀 많았던 것… 그거 아님 준비를 어떻게 했을지… (휴가 쓰고 퇴직일을 땡겼겠지뭐… ㅋ)

    오스트리아, 비엔나 생활

    오기전엔 불안감이 가득했지만… 이제 한 2개월 지나고 이곳에 적응을 하고나니 불안감보단 잘해보자라는 의지가 충만한 상태가 되었다.
    다행히 제일 걱정이던 아들의 어린이집도 한달도 안되서 구해서 잘 다니고 있고, 비용도 처음 등록비와 식비 외에는 추가 비용이 없어 빡빡한 생활비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의료보험도 온가족이 e-Card(건강보험카드)를 발급받아 계약 된 병원에서는 추가 비용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 오기직전에 아들이 중이염에 걸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오자마자 병원도 몇군데 알게 되고 필요한 병원 찾는 법도 알게 되어서, 어디가 아프더라도 한국에서처럼 병원은 찾아 갈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엔 한인교회에 가서 거의 2개월 만에 한국사람과 대화할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와이프는 비엔나의 외국인 엄마들 모임인 Vienna baby club 활동을 근근히 하면서 소소한 소셜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찬슬이가 어린이집을 오전에만 가기 때문에 조금 더 클때까지는 (최소 18개월이나 두돌…) 조금 더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이곳 비엔나는 세계에서 제일 살기좋은 도시 1위로 여러차례 꼽힐 만큼 살기 좋은 곳이긴 하다. 도시가 그리 크지도 않은데 대중교통이 편리하게 연결 되고, 특히 유모차를 끌고다니는 엄마들이 지하철을 타든 트램을 타든 큰 걱정이 없는 곳인게 장점 인 것 같다. 도시가 크지 않다보니 어디 놀러가고 싶은데 가더라도 대중교통으로 20~30분내에 거의 갈 수 있다 (주로 동물원이랑… 놀이공원… 키즈 카페?) 지금은 겨울이라 날씨가 흔히 말하는 그레이 톤으로 흐리지만, 미세먼지가 느껴지지 않은 맑은 공기인 것은 느낄 수 있고, 맑은 날엔 언제나 아름다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듯 하다. (사실 이게 언제부터 장점이 된 것인지… 우리나라도 가을 하늘 공활하고 높고 구름없이 이뻤는데…ㅠ_ㅠ) 그 외에 아직 우리 가족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지만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부분… (특히 음악의 도시인 만큼… 오페라, 클래식 공연들…), 요즘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도시 곳곳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하는 것도 빅재미, 서유럽-동유럽의 중간에 있어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 놀러가기 좋다는 점… 뭐 이런게 장점인듯 하다.
    봄이나 여름이 오면 즐길거리가 더 많아져서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쇤부른 동물원 1년권을 샀기 때문에… 봄 여름엔 그냥 매주 주말가고 하면 더 만족스러운 생활이 될 것 같다.

    날시 좋은날 비엔나 시내의 왕궁 정원에서 누나들에게 접근중이 아들님



    박사 과정 생활

    전반적인 비엔나 생활은 또 차차 하기로 하고 박사과정으로서의 생활을 이야기 해볼까

    독일과 유사하게 유럽의 박사과정은 엄연한 직장인이다. 물론 학생 신분으로 박사과정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엔 자금지원이 없거나, 자신의 나라에서 지원되는 장학금을 들고 오거나…) 우리 랩만해도 모든 박사과정 학생은 학교와 근로계약을 맺은 직장인이다. 물론 프로젝트와 관련 된 일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 연구와 밀접하게 연관 된 일들이라…한국에서 정부과제 할 때처럼 해마다 보고서 맞춰서 써내고 하는등 사이드잡 하느라 보내는 시간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2개월 밖에 없었어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있다. 휴가/급여 등 대부분의 복리 후생은 학교의 교직원과 거의 동일하고 학교가 나라 소속의 공공기관인 만큼, 준 공무원쯤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인지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의료보험도 BVA라는 공무원이 주로 가입하는 의료보험에 가입 되어 있다. 월급도 프로젝트를 큰거 하든 작은거 하든 Fix, 휴가 정책도 마찬가지. 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인과 다른게 있다면 바로 Freedom. 교수님들 마다, 연구실마다 Case by case겠지만 적어도 우리랩은 출퇴근 시간이 완전 Free하며, 주 40시간의 연구를 스스로 했다고 생각 하면 하루정도는 Skip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오늘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연구실에서 Long night of Robot이라는 전시행사를 하는데… 이게 4시부터 저녁 12시까지하는 특별한 불금 행사라서… 이게 이미 8시간 이니까… 이 앞시간엔 일을 안하겠다는 생각으로 10시가 넘도록 거의 출근하지 않았다… 나는 6년동안 철저하게 트레이닝 된 대한민국 직장인이다보니… 당연히 9시에 출근을 했을 뿐이고… ㅋ, 얼마전엔 징검다리 휴일이 있었는데 난 딱히 할일이 없어서 랩에 왔더니 교수님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ALL OFF . 나도 그냥 그래서 OFF했다. 여기 친구들 말로는 오스트리아가 유럽내에서도 쉬는날이 무지 많은 나라라고하니… 틈틈히 쉴틈이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2개월 다녔더니 휴가도 어느새 50시간이나 적립 되어있다. 보통 하루 쉴 때는 이 휴가를 쓰지 않고, 그동안 Overtime으로 일한 것을 땡겨쓰는 개념으로 쓰고, 3~5일 이상의 긴 휴가를 갈 때 이 휴가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아무튼 쉬고 싶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다. (대신 너무 쉬면… PhD는 멀어져가는… 안타가운 현실)

    어쨌든 나는 철저하게 트레이닝 된 대한민국 직장인 출신 답게… 매일 8~9시 사에 출근, 5~6시 퇴근을 지키고 있다. 하고싶은 연구를 하고 있자니, 하루가 너무 빨리가고 짧은 느낌인게 흠이지만, 이곳에 오면서 추구 했던 저녁이 있는 삶, 찬슬이와 최소 1~2시간 놀아주기/저녁먹이기 라는 목표를 매일 실천하고, 충전하여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나는 누가 막 간섭하고 이래라 저래라를 싫어하는 성향인데… 적어도 내가 속한 연구실은 이런 나의 성향과 잘 맞다. 한국에선 랩에 오면 보통 있을 법한 오리엔테이션 같은것은 당연히 없고… 하루동안 그누구도 간섭하지 않아 내가 보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그냥 막 해볼 수 있는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여기서 만족하는 점이다. 아직은 걸음마 꼬꼬마 1년차이다보니 그냥 Random walk하고 있는 중…

    아무튼… 일상적인 부분을 나열하다보니 두서가 없군…글이…
    한국에 있을 때 보단 월급은 Drastic하게 줄고, 독일어를 못하다 보니… 일상 생활 중에는 가끔 말도 잘 안통해서 생활에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지금까지 2개월간의 생활은 만족스럽고 즐겁다라고 정리해보고 싶다. 이제 크리스마스 전까지 열심히 달리고 연말동안은 긴 휴가를 보내야지~

    내가속한 Strands Project의 로봇 Henry, 비엔나의 한 어르신 요양원의 마스코트가 되어가고 있다.

    (어르신들이 의외로 로봇을 좋아함..웃기게 생겨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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