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30대 인생 Stage 2의 시작 (2) 대기업을 통해 얻은 것들
    평범할랑말랑한일상/비엔나 생활 2016. 10. 24. 18:51
    프롤로그에서도 언급 했듯. 대기업을 통해 얻은 것들은 매우 많다.
    처음 들어갈 때는 군대 문제 해결 + 사회 경험 + 대기업 경험 등이 목적이었으나,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나에게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일단 쉬운 것부터.. 앞서 말했듯이 대기업을 다니며 얻은 물리적은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군대 문제 해결
    2. 첫 애마 (빨간 벨로스터)
    3. 결혼 
    4. 출산
    5. 약간의 재산

    일단 1. 군대문제, 내가 입사를 한 것이 2011년도 초니까.. 
    이때가 대기업 병특(공식 명칭 : "전문연구요원")의 마지막 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기업에 병특 TO가 없어 진 것이 2012년인지 2013년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그 이후로는.. 중소기업이나 정출연 등에서 1년반 이후 
    이직을 통한 대기업 병특만이 가능해 진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나는 군대를 이곳에서 해결했다.. 
    수많은 나의 친구들이 2년이라는 시간을 내무반에서 무의미하게 보낼 동안 나는 석사 경력도 인정받고,
    그 당시 최고의 신입사원 초봉을 자랑하는 곳에서 병무청의 시계를 돌렸다. 
    거기에다가, 운이 좋았던 것은.. 내가 부서배치를 그 해 입사 동기들 중에 가장 나중에 받는 차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부서에 배치가 되었다는 점이다.
    병특 TO는 센터별로 주어지는 것이어서 내가 가고 싶은 센터에 누가 TO를 차지하고 들어가버리면
    아무리 인사팀에서 날 보내고 싶어도, '병역법'에 의해 그 부서에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2~3개 남은 자리 중 다행히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가 남아 있었고, 다행히 그 부서로 배치를 받아 6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물론 현재 다시 연구를 시작한 분야와는 거리가 있지만, 지나서 보면 한번쯤 꼭 경험해볼 필요가 있는 분야였다)
    아무튼 2년의 시간을 벌고 + 석사 경력 2년 인정을 받고 회사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그에 맞는 연봉을 받았다는것 만으로도,
    나는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쨌든 이렇게 Save한 나의 시간 덕분에 내 도전이 조금 더 수월해 졌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첫 애마 벨로스터,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으니 운전을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생계의 수단이었던 아버치차로 운전연습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차가 필요했고.. 그 때 출시한 벨로스터의 뒤태에 강한 인상을 받은 이후로는..
    꿈에서도 벨로스터 꿈을 꿨고, 결국 입사 4개월 만에 걍 차를 사버렸다.
    자동차 회사지만.. 입사 초년차들에게 혜택은 크지 않다.
    약간의 할인과 무이자 할부 + 대신 엄청난 신용 (거의 심사 없이 이뤄지는 대출..) 이런 혜택 덕분에
    사회 초년생인 나도 그냥 쿨하게 신차를 뽑아서 탈 수 있었고,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었다. 대전에 살던 나의 여친 (지금은 와이프)도 차를 사서.. 서울에서는 내차로.. 대전에선 여친차로 룰루랄라 풍류를 즐겼고.. 급기야는 캠핑까지 시작해서.. 차에 한가득 짐을 싣고 다니며 여유있는 생활을 했다. 결혼하면서 차가 두대가 되서.. 활용도가 높은 아반떼(와이프차)를 남기고 내차를 팔면서.. 참 아쉬웠지만.. 참 고마웠던 '얻었던 것(지금은 없는것)' 중 하나 이다.

    내 인생적으로는 결혼-출산이라는 거대 이벤트가 역시 회사 생활중 이뤄졌다. 이 모든것의 이면에는
    사실 대기업이라는 안정적인 나의 위치가 서포트 되었기에 결정 되고 진행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양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 없이 결혼을 하다보니 대출도 필요했고, 그 대출에 대한 상환력도 필요했는데 이 모든 것이..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결정하고 진행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출산도 마찬가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 필요했고,
    출산 직후 들어가는 수많은 비용 (약 1천~2천만원 정도??) 또한 큰 무리 없이 해결(?) 할 수 있었던 것도 '안정적'인 나의 상태가 뒷받침 되었기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덕에 건진것이 약간의 재산..(그래봤자 전세 보증금..이 전부인...)의 축적이 내가 물리적으로 얻은 것들. 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겉으로 보이지 않는 정신적으로 얻은 것들을 한번 봐 볼까..
    1. 넓고 폭넓은 "조직" 시스템에 대한 이해
    2. 제품이 기획->디자인->설계->양산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 경험
    3. 해당 분야의 전문성(?)
    4. 그 외.. 경험 그 자체.

    정신적으로 얻은 것들은 참 나열하기가 힘든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차곡차곡 쌓인 것이기 때문일지, 단어하나로 규정하기에 어려운 것이기 때문일지, 근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글로벌한 회사(+ 한국스러운)가 어떻게 운영 되는지,
    각각의 부서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협업하는지, 부서간의 갈등은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풀어가는지..
    다양한 리더들의 타입별로 구성원 입장에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 등..
    내가 앞으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조직의 일원이되고 리더가 될지 모르지만,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떤 부분이 효율적인지.. 어떤 부분이 비효율적인지.. 조직의 일원 입장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은 어떤 건지에 대한 고민을 나에게 던져주고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하게 해준 것이야 말로,정말 중요한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에 더불어 자동차라는 거대하고 비싼 프로덕트를 소비자를 분석하여 기획하고, 컨셉에 맞게 디자인하고, 그 디자인 된 것이 공장에서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일련의 과정을... 1 Cycle 경험해본 것은 (자동차 특성상 1 Cycle이 4년가량 걸린다...) 대기업이 아니면 해보기 힘든 경험이라고 본다..
    대기업이어도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다면 역시 하기 힘든 경험인 만큼.. 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미래에 무슨일을 할지 모르지만, 이 Cycle을 경험해봤다는건 어떤 산업과 내가 연계가 되든, 그 산업에 들어가든.. 충분히 어필이 되고 도움이 될 경험이다.

    6년의 시간동안 얻은 것들을 이렇게 짧은 글에 다 나열하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일련의 글 중에 대기업을 통해 '얻은 것들'을 가장 먼저 이야기 하는건,
    내가 떠나는 건 대기업이 싫어서.. 안맞아서는.. 절대 아니다..(그 만큼 대기업은 좋다라는 이야기)라고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내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하지 않았을 뿐, 
    대기업 대기업 하는 이유는 분명 있고, 그걸 경험해본 나는 정말 좋았고, 황홀했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내 인생의 가치관을 다 무시하고.. 그냥 다닐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을정도로..)
    그럼 이 좋은데를 왜 떠나서 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연구실에 앉아 있는 것일까.
    그건 다음 (3), (4) 챕터에서 천천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