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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CV Review 그리고 Rebuttal
    나름 전문가/Vision for Robotics 2019. 6. 27. 07:05

    3월 중순 논문 제출. 일주일 후 보조자료 제출. 그러고는 약 3개월이 안된 시점에 드디어 리뷰가 날라왔다.

    저녁에 연구실 동료들과 축구를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받은 알림 메일덕에.. 배고픔도 잊고, 리뷰를 열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Top-tier급의 Computer Vision Conference 논문은 처음이기에 얼마나 흥미로운 리뷰 의견들이 있을까 엄청난 떨림과 기대감에 리뷰를 열어보았다. 그런데 오잉..? 약 4가지 항목에 대해 코멘트를 적게 되어있는데, Rating에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는 Weak points에 대한 코멘트가 한명의 리뷰어는 엄청난 수의 질문으로 그외 2명의 리뷰어는 약 1~2문장으로 적어 놓았다. 그 동안 내가 받았던 리뷰들(ICRA, ICCV Workshop, 오스트리아 Vision학회)이 빼곡하게 어떤 부분을 고쳐나가야 할지 매우 디테일하게 코멘트해준거에 비하면.. 정말 짧은 리뷰들이었고, Rating도 완전 포기하기엔 그렇게 나쁘지도.. 기뻐하기엔 그렇게 좋지도 않아.. 2주간의 Rebuttal 제출 기간을 잘 활용하여 그들의 마음을 돌려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이도 리뷰어들의 코멘트가 나의 숨을 턱 막히게 할만큼 할말 없게 만드는 수준은 아니나, Contribution 부족을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어 Contribution을 강조하는 것에 1장짜리 Rebuttal의 절만을 할애해야 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었다. 그 외에는 세부적인 코멘트에 대한 부연설명 or 맞장구 or 반박 등을 하기 위해 각 리뷰 코멘트마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바로 다음날 교수님과 Tim과 상의하여 구체적인 전략을 짰다. 기간이 2주라지만, 그 다음주에 1박 2일 연구실 워크샵과 목요일 징검다리 휴가가 있어 working day가 많지 않았기에.. 거의 2~3일 만에 Draft는 완성을 하고 내 말이 맞나 틀리나 참고문헌과 함께 살펴보며 몇번씩 살펴보았다. (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문장하나를 고치고 왔다.. deadline 9시간전.. ㅋㅋ) 어쨌든.. 이제 곧 내손을 떠나 Reviewer들에게 다시 바톤이 넘어간다. 

     

    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 되었지.. 8페이지의 본문 + 무지긴 보조자료 + 1 page rebuttal까지 총 3개의 파일이 컨퍼런스 하나를 위해 제출 되었다.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어찌 나오건 간에... 이제 기다리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Review를 받기 전에 비해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기대도 좀 덜 하게 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한다. 

     

    Accept되면..졸업에 대한 조급함도 많이 해소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한국도 가서 가족들도보고 기회가 되면 이곳저곳 선후배님들이 불러주시는데에 가서 내 연구 내용을 발표도 하고.. 인턴쉽 자리도 좀 알아보고.. 하는등등을 꿈꾸고 있지만.. 김칫국은 그만 마시고...

     

    Reject되면 일단 이 낙동갈 오리알이 되어버린 나의 걸작 논문을 어떻게 보완하고 어디에 다시 제출할지에 대한 깊은(빡치는..) 고민이 필요하게 되고.. 졸업에 대한 조급함이 여러 방면에서 처들어 오겠지.. 사실 Reject을 가정하고 여러가지 simulation을 돌리는 중인데.. 고민만 깊어질 뿐..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신경만 날카로워 지더군... 이제 곧 박사과정 시작한지도 4년차에 접어드려 하기에(아직 3달 남음..)...얼른 실적들 싸아서 졸업해야하는데... 실적도 없고 나이만 들면 나중에 취직이 되긴 할까라는 고민.. 내가 왜 여기와서 고생을 하지... 걍 회사 짱박혀서 살았음 과장 몇년찬데..... 생각이 끝없이 이어지더군.. 확실히 1~2년차 신나게 하고싶은 연구 하며 즐거워 하던 때와는 무게감이 점점 다르게 찾아온다. 특히 세상 모르고 자고 웃고 있는 아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하고싶은거 한다고... 좋은 옷같은거 제대로 못입혀보고 키우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암튼 고작 1page rebuttal쓰면서 쓸데없는 생각은 주제별로 다양하게 했던 2주였던 거 같다. 뭐 Reject될 가능성도 50%에 근접하다고 봐야하니... 그때까서 벙찌는 것 보단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덜 좌절 스러울테니.. 다음 Plan B를 빠르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해외에서 살면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사실 이런것이다. 이런 고민을 속시원히 어딘가 쏟아 낼 곳도 없다는 점. 영어도 짧아서.. 연구실 동료들에게 이런 섬세한 감정을 공유하기는 쉽지 않고 상황들이 제각각이다 보니 나의 고민이 누군가에겐 배부른 소리가 될 수도 있긴 허다. 이런 내 마음속 고민을 누군가 잘 알아주고 공감만 해줘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지... 내가 가는 길의 방향이 과연 맞는 길인지... 나이의 증가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개인에게 가져다 주는 불안감은 분명 exponential하게 비례한 관계 임을 경험적으로 확신 하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기에.. 하나님이 뜻하신 바에 따라 결정되는 결과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찾아 새로운 비전을 계속 찾아갈 뿐인거다. Reject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다른 준비 되어있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혹시 Reject되더라도 부디 좌절없이 조급하지 않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기를. 또 Accept되었다고 교만해지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하나님에게 기도드려본다. 

     

    이 글은 Accept되면 공개. Reject되면 비공개해야지.......킇,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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